편지지
이렇게 봄비 오는 날 핑크빛 우산을 쓰고 구두 콧등에 물방울이 튕겨도 길을 나서요 차창너머 흐릿한 풍경은 겨우내 찌들었던 세상을 말갛게 씻어 주고 경계석이라도 되 듯 길게 늘어선 개나리꽃도 헤벌쭉 나를 반겨요 이렇게 봄비 오는 날 푸르렀던 희망들과 긴 여정을 떠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