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서곡

가을의 첫 노래를 듣는다.
문풍지 우는 소리에
한 겹씩 옷을 치장하는 창문 밖으로
새벽바람이 서성댄다.
동동한 여름 이겨낸 손끝마다
물들여진 봉숭아 꽃물,
누구에게 보이고 싶어
밤을 새운 그리움이
금빛 햇살에 반짝인다.
나는 무엇으로 이 가을을 대답할까?
담벼락에 등을 대면
서늘한 기운이 일어서고,
귀향의 길에서 차진 열매 하나 없이
허망한 가을을 맞아야 하는 자들,
얻는 것과 바라는 것
모두 풍요하여 탐이 나는 세월,
한 웅큼 푸른 구름 잡아
툭툭 헹궈내면,
가을꽃 향기는 한 줄 이별의 시를 쓴다.
글/ 박종영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그리고 밤거리 (0) | 2019.09.10 |
---|---|
그대, 저만치만 서서 가라 (0) | 2019.09.10 |
♡나의 행복이 우선이다♡ (0) | 2019.09.08 |
추석 명절 (한가위) (0) | 2019.09.08 |
망향(望鄕)의 한가위 (0) | 2019.09.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