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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후회

관암 2019. 8. 21. 13:41


어떤 후회 

 
물건이든 마음이든
 무조건 주는 걸 좋아했고
 남에게 주는 기쁨 모여야만
 행복이 된다고 생각했어

 어느 날 곰곰 생각해보니
 꼭 그렇지만은 아닌 것 같더라구
 주지 않고는 못 견디는
 그 습성이

 

 일종의 강박관념으로
 자신을 구속하고
 다른 이를 불편하게 함을
 부끄럽게 깨달았어

 주는 일에 숨어 따르는
 허영과 자만심을
 경계하라던 그대의 말을
 다시 기억했어

 

 남을 떠먹이는 일에
 밤낮으로 바쁘기 전에
 자신도 떠먹일 줄 아는 지혜와
 용기를 지녀야 한다던 그대의 말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기억했어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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