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봄 새 아씨야

관암 2019. 2. 13. 09:30


봄 새 아씨야/전인재


두터운 철 갑옷 벗고 고개를 내 민다

겨울 나기가 알마나 힘 들었으면

뽀얀 속살 드러내고 나왔느냐

난 너보다 우리님 뽀얀 속살이 더 좋더라

너의 향기 풍기어 벌 나비 날아들면

우리님도 색동저고리 입고 오시지

목이길어 슬픈 사슴처럼 나도 그렇게 기다렸다네

봄 새 아씨야 두터운 땅 얼어붙은 땅

비집고 나올적에 개구리 소식은 없다더냐

봄 새 아씨야 나는 널 안기다렸어

네가 개구리랑 나올적에 봄 너를따라 오실

내 님을 기다렸느니 어드메 오시는지...

봄 새 아씨야 너만 봄 구경 하지말고

내 님도 함께 모셔오렴 겨울이 가도

시린 옆구리는 소한 추위보다 더 시리구나

봄 새 아씨야 네가 연두색 치마 입을제

우리님도 한벌 주려무나 종다리 나를제

개구리 제쳐놓고 함께 훨훨 날자구나

봄 새 아씨야 우리님이 오시면

나랑 너랑 함께 봄마중가서

우리님 포응해주렴 나도 겨울밤에서 깨어났다고

나도 눈 비비며 우리님 입술 간지럽히게

봄 새 아씨야 우리님 입술 간지럽힐제

질투나 하지 말아라 난 너도 좋아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