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마 - 문정희
벌써 남자들은 그곳에
가만두면 사라지는 달을 감추고 뜨겁게 불어오는 회오리 같은 것 어쩌면 신이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흥망의 비밀이 궁금하여 남자들은 평생 신전 주위를 맴도는 관광객이다 그래서 그들은 자꾸 족보를 확인하고 후계자를 만들려고 애쓴다 치마 속에 확실히 무언가 있다
참혹하게 아름다운 갯벌이 있고
한번 들어가면 영원히 죽는
놀라운 것은 그 힘은 벗었을 때 대리석 두 기둥으로 받쳐 든 신전
문정희(文貞姬,, 1947~ 전남 보성) 1969년 <월간문학> 신인상 당선으로 시인 등단. 진명여고 재학시절에 펴 낸 첫시집 <꽃숨> 이후 많은 시집 및 수필집 발간. 현대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동국문학상 천상병문학상 등 수상 팬 티 - 임 보
그렇구나 여자들이 가꾸는 풍요한 갯벌의 궁전, 그러나ㅡ, 그런 곤욕이 무슨 소용이리 그러나, 여자들이여, 상상해 보라 참배객이 끊긴, 그 깊고도 오묘한 문을 여는 보라 1962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시인 등단. 1974년 첫시집 <임보의 시들> 이후 2011년 <눈부신 귀향> 등 14권의 시집 및 많은 동인지와 시론집 펴냄. 필명 임보(林步)는 프랑스 상징주의 시인 랭보에서 따온 것이라 함 |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 새 아씨야 (0) | 2019.02.13 |
---|---|
거북이보다 오뚜기가 되어라 (0) | 2019.02.12 |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과거가 있단다 (0) | 2019.02.12 |
사랑아, 잠 잘 틈은 주어야지 (0) | 2019.02.12 |
충무로 800억짜리 구세군 건물 (0) | 2019.0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