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메밀꽃 필 무렵

관암 2020. 9. 13. 09:04

메밀꽃 필 무렵
 

달빛의 밤인데
눈부시게 환했다
달빛인지 별빛인지
천리 밖이 보였다

달빛을 밟을때 마다
풀벌레는 울었고
잠이 든 이슬이
발길에 채여 깨어났다

물레방아는
폭포수처럼 쏱아지는
미리내 물결에
나의 별처럼 밤새 돌았다

우리 사랑은 별들 사이를
나들이 하고 있었다
하얀 메밀꽃밭이
한 무더기 와르르 무너졌다

그녀 눈가에
눈물방울이 반짝였다
행복해서 일까
슬퍼서 일까

사랑의 의미를
난 알지 못한다
찰나 별똥별 하나가
앞산 너머 스쳤다

                      김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