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이별 뒤

관암 2020. 1. 10. 03:27



이별 뒤/ 전 금희


 시야에서 사라지는 순간

너와 나의 거리만큼 나를 버린다

 

엉뚱한 곳 턱 괸 사색에 담겨

새침하다 허공 짚고 오느는 소리

 

울렁울렁 손끝으로 전해져

시간 안으로 뛰어가 숲을 맴돈다

 

비 다녀간 뒤 촉촉한 몸짓을

고스란히 침묵 속에 담는다

 

천둥 치면 하얗게 질린 너를 놓아야 하고

등골에서 주르륵 땀이 흘러내려도

 

흰 눈이 날리면 가느다란 가르맛 길 쫓아

능선 떠도는 열정으로 얼싸안는다

 

더이상 오늘 날 사랑하지 못한다 해도

맘속 깊은 곳에서 널 만나기 위해

 

아픔 그리고

곧장 겨울로 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