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암
2019. 9. 4.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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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한 가을비가 내리네요
비가 내리네요
쓸쓸한 가을비가 내리네요
헤어진 님을 잊으라는 듯

방울지어
창에 어른거리는
님의 환영을 지우면서
손으로 만져보려는
님은 어느새 사라지고
창에는 쓸쓸한
님을 잃은
내 모습이 투영되어
창백한 영혼으로 비치네요

잊어야 하겠지만
너무나 사랑했기에
사랑한 만큼의
사랑앓이를 해야 하겠지요
가을비는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창가에 연이어
방울지어
창가에 영혼의 생채기를
남기고 남기며

내 맘을
아프게 아프게 하며
연이어 줄기차게
내리고 내리네요
한려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