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내지 못한 편지 한 통 *
- 신경림 -
사랑으로 적었습니다.
그리움도 함께 써서
하얀 백지에 예쁘게 수를 놓듯,
마음을 그림으로 그려가며
편지를 썼습니다.
눈물이 앞을 가려
슬픔으로 물들인 백지에
얼룩진 사연을 빼곡히 적어
사랑하기 때문에 아프다고
적어 두었습니다.
죽을 만큼 그립다고
지금 이 시간
당신이 꼭 필요하다고
사랑하기 때문에 밉다고
적어 두었습니다.
그러나,
보내지 못한 편지 한 통은
구겨져 휴지통에 던지고
말았습니다.
아무것도 적지 않은 하얀 편지지에
눈물자국 남겨 두고
얼룩진 잉크에 사랑한다 적었지만
그리움 담은 편지 한 통 보내지도
못하고 가슴에 묻어 두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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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福되고 幸福한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