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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물을 보고/五龍/김영근

관암 2019. 6. 10. 21:37



산은 물을 보고

 


산은 물을 보고
물은 산을 보고
사람은 세상을 보고
세상은 사람을 보고
가슴에 봄을 품네


존재하는 것들 사이로
구름처럼 흘러가는 숱한 생각들……
그 무궁무진한 빛깔들이 퍼즐처럼 맞춰지며
하나의 단정(端整)이 되어
관념의 집을 짓고
봄의 방을 훈훈하게 한다


그대가 산이라면 그대 발밑으로 흐르는
생명을 품은 물을 보았는가
그대가 물이라면 그대 삶의 길이 되어주는
산을 보았는가


서로를 비추며
서로의 얼굴이 되어 살아가는 세상에서
마음이 봄이라 여기면
산엔 봄꽃이 만연하고
냇가엔 꽃물이 철철 넘쳐흐르겠지


너의 봄은 나에게 있고
나의 봄은 너에게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