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편지
지난 봄 진달래꽃 피던 언덕은
수줍은 여인 같은 핑크 꿈이
다시 돋아 있습니다
아직도 꽃잎이 나오지 못한 산은
봄바람만 흩어졌습니다
햇살 사이로 보이는 나무들
부산하게 잎사귀를 달고
바람은 여기 저기 봄소식을
편지로 나르고 있습니다
작년에 남긴 억새풀
다시 둥지 틀어 하늘에 바치고
돌아오는 손길이 따듯합니다
봄볕 아래 아지랑이 닿는 곳에서
지난 봄 추억으로 부를 수 있는
빈손으로 오던 이름 하나
피어난 진달래꽃 앞에 서서
고개를 살며시 숙이며
봄 이야기를 편지로 씁니다
- 이효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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