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고개를 넘어가며
스산한 겨울바람에
너풀너풀 풀어헤친
우리네 인생살이 서러워라.
한 고개 넘으면
조금 더 높은 고갯길이
또다시 앞을 가로막고 있다.
중천에 걸린 얄미운 저 태양은
쉬지 않고 황혼을 향하고
그을린 볼에 흐르는 땀은
그래도 살아있음을 알게 하는
또 다른 긴 호흡이리라.
슬픔은 싫지만 외면하지 않으리
그리움이 주는 아픔이라면 달게 참으리
그 아픔 또한 내 몫일 테니까
살아 있으므로 느끼는 감정들
살아가면서 해야 하는 행동들
모두가 이미 짜여진 각본일지라도
무심코 내뱉는 탄식과
생각없이 움직이는 손짓들까지
하나의 의미를 두며 살아가리라.
너와 나 그리고 우리는
세상에 대한 환상의 옷을 벗고
한 점 부끄럼 없는 알몸으로
그렇게 오늘을 살아가야 하리라.
글/ 풍향 서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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