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면 웃기라도 해야지
신세지며 산다
오늘도 바람에게 신세를 진다
내게 다가온 햇살
풀벌레의 간지러운 안부
가만히 있어도 서툰 내 인생은
갚아야 할 빚만 쌓인다
어제는 없는데 사라진 것 같지 않고
지금은 있는데 아무것도 잡히지 않고
생사를 오가면서도 사라짐은 늘 낯설다
모든 것은 흐르는 대로 두라는
떠도는 강물 이야기에 가슴을 적실 때
내 아이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웃음소리는 나무 속살처럼 고와서
내 고개를 들게 했다
미안하면 웃기라도 해야지
천천히 웃으면서
조금이라도
내 빛을 갚는 거야
-김영란-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 약 판매합니다 (0) | 2019.11.23 |
---|---|
★사랑입니다★ (0) | 2019.11.23 |
우리가 잊고 사는 것들 (0) | 2019.11.23 |
'오늘을 사랑하라' (0) | 2019.11.22 |
후회없이 살다 갑시다 (0) | 2019.1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