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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띄우는 편지

관암 2019. 10. 5.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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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띄우는 편지


침묵했던 고요가
허물어지고
푸르게 일어나는 신새벽
건너 산등성이에서 계절
묻어온 바람 넘어듭니다


매미의
목쉰 울음소리 잠잠해진
가을바람 산들산들
스치는 날에...


조금 전 들었던
그대 목소리만 걸러
기다림으로
사위어가던 가슴 저안

당신이라는 문패에
따스한 손길로 불 밝힙니다


보고 싶은 얼굴
잎새마다 걸려
한 잎에 그대이름 적고
또 한 잎에 내 이름 적어
무명지 아리도록
눌러쓴 사연...

그리움
등봉하여 걸어두려니
갈잎 물들어가는 이 계절
우리 사랑도 익겠습니다


변함없다는 말
또박또박 새기고
영원하다는 약속
지워지지 않게
잎새마다 빼곡히 적어

내 마음의 소인도
찍어 두었으니
이제는 쓸쓸하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추신:
동봉한 내 사랑 당신 가슴에
영원히
걸어 두시기 바랍니다.
아름다운 영상음악
가을비


▪ 김설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