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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배웠다"

관암 2019. 6. 20. 09:54

"나는 배웠다"


다시 피는 꽃

 

가장 아름다운 걸 버릴 줄 알아

꽃은 다시 핀다

제 몸 가장 빛나는 꽃을

저를 키워준 들판에 거름으로 돌려보낼 줄 알아

꽃은 봄이면 다시 살아난다.


 


가장 소중한 걸 미련없이 버릴 줄 알아

나무는 다시 푸른 잎을 낸다.

하늘 아래 가장 자랑스럽던 열매도

저를 있게 한 숲이 원하면 되돌려줄 줄 알아

나무는 봄이면 다시 생명을 얻는다.


 

변치 않고 아름답게 있는 것은 없다.

영원히 가진 것을 누릴 수는 없다.

나무도 풀 한포기도 사람도

그걸 바라는 건 욕심이다.


 


바다까지 갔다가 제가 태어난 강으로 돌아와

제 목숨 다 던져 수천의 알을 낳고

조용히 물밑으로 돌아가는 연어를 보라

물고기 한 마리도 영원히 살고자 할 때는

저를 버리고 가는 걸 보라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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