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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랑을 하고 산다
사랑에 거칠 것은 없다
온전히 그 모습으로 살아야지
사랑한다면 그대로 둬라
인생에 몇 안 되는 꽃이 지금 핀다
영원할 것처럼 한철 흐드러지다
부서진 삶의 질감을 메우려고
기억도 없는 첫날의 무구함으로
돌아가는 몇 번의 본능을 위해
사람 속에 사랑을
사람 안에 사랑을
향해 눈을 뜨면
갇혀 있던 감각의 입자들이
울컥하며 넘쳐흐른다
날아오르다 잦아들기를 반복하고
두려움이 기쁨을 소환하는 계절
그 한철을 지나고 있다
사람아, 사랑아
그렇게 살아가는 삶아
사람이 사랑하므로 산다
= 장은영 '사람이 사랑하므로 산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