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눈 내리는 간이역

관암 2019. 1. 23. 13:33



눈 내리는 간이역 
          藝香 도지현
시간이 멈추어버린 곳
정지된 시간만큼
소리까지 흡수되어
정적만 감도는 간이역
승객들은 의자에서 
언제부터인가 화석이 되었고
시선은 유일하게 뜨거운 
톱밥 난로를 향하고 있는데
언제 기차가 올지
언제 기차가 갈지
그 시간도 알 수 없는 
침묵 속에 잠긴 간이역은
하얀 눈발 사이로
보일락 말락 하는 두 눈으로
그나마라도 갈 곳 없는 나그네
따뜻한 시선으로 품어주는데
2019-01-13

gwanammus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