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새해아침에/이해인

관암 2018. 12. 31.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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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을 열고 밤새 내린
흰눈을 바라볼 때의
그 순결한 설레임으로
사랑아
새해 아침에도
나는 제일 먼저
네가 보고 싶다

늘 함께 있으면서도
새로이 샘솟는 그리움으로
네가 보고 싶다



새해에도 너와 함께
긴 여행을 떠나고
가장
정직한 시를 쓰고
가장
뜨거운 기도를 바치겠다

내가 어둠이어도
빛으로 오는 사랑아
말은 필요 없어..
내 손목을 잡고 가는
눈부신 사랑아



겨울에도 돋아나는
내 가슴 속 푸른 잔디 위에
노란 민들레 한송이로
네가 앉아 웃고 있다

날마다
나의 깊은 잠을 깨우는
아름다운 사랑아
세상에 너 없이는
희망도 없다
새해도 없다



내 영혼 나비처럼
네 안에서 접힐 때
나의 새해는 비로소
색동의 설빔을 차려 입는다

내 묵은 날들의 슬픔도
새 연두 저고리에
자주 빛 끝동을 단다
아름다운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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