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무제

관암 2018. 12. 9. 12:00

무제 / 김수열

    세상은 의례 도도하다

    강물처럼 구름처럼 흘러

    세월을 저만치 밀어낸 서글픔이

    바람 따라 흐른다

    의례 그래야만 되는 것처럼

    눈길조차 외면하고 흘러가는

    세월이 밉긴 밉다

    고된 삶을 이만큼 갖다 놓은 자리에

    꽃이 핀듯하면 어느새 지고 마는

    세월 흐름 탓

    곁가지에 핀 왜소한 꽃에

    마음이 가는 것은 아마도

    그마져 지는 세월이 아까워서 그럴게다

    강가 습기 먹음은 버드나무 푸름이 짙어 좋고

    잔바람에 흔들리는 늘어진 가지 춤사위도 좋다

    고산 중턱 쉬어가는 구름도 좋고

    아침 이슬 머금은 풀잎 위 여문 이슬방울에

    영롱한 햇살을 먹음도 좋고

    세상이 좋아 쉬어가는 망중한에

    곁들인 푸념들이 웃음이 되고

    미소가 되는 세월도 좋다

    서글픔 벗 삼아 흐르는 강물 따라

    구름 따라 바람 따라 가는 세월에

    글벗 웃음이 시름 잃음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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